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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과학 이야기

그네타기의 원리. 그네는 대체 어떻게 위로 올라가는 걸까?

(gguro) 2018. 4. 4. 17:59


궁금하지 않은가?


그네 타는 법은 다 알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5살짜리 꼬마도 아니까.


근데...


대체 왜 올라가는 거지? 



그러니까, 넌 어떻게 올라갔니?




1.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있나?


혼자 곰곰이 생각을 해 봤는데, 이게 뭔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더라고요. 질량중심이 움직이는 것도 한 이유일텐데, 그것만 가지고는 뭔가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그네타기의 원리. 물론 뒤에서 밀어주는 경우 말고요, 혼자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올라가는 경우입니다. How Do You Go Up in a Swing? 이라는 제목의 글을 찾았습니다.



How Do You Go Up in a Swing?


링크http://www.physicsinsights.org/up_in_a_swing.html




멋진 움짤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더군요.


그러니까 이렇게 타는 경우입니다.




2. 문제점: 움직이는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가? 


그네는 단진동이라고 할 수 있죠.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고 다시 위치에너지로 바뀌고 그러는 과정입니다. 근데 처음에 가장 낮은 곳에 있을 때, 위치에너지도 없고 속도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데, 대체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 걸까요? 




3. 몸을 폈다가 굽혔다가


일단 우리 몸이 어떻게 바뀌는 지 한 번 생각해봅시다.


- 편 상태: 머리는 뒤로 젖히고 발은 앞으로 쭉 편 모양.


- 굽힌 상태: 머리는 앞으로 숙이고 무릎을 굽혀서 발을 최대한 당긴 모양.




편 상태



굽힌 상태




(가) 앞으로 가다가 최고점에 올라갔을 때: 편 상태 -> 굽힌 상태


이 때는 편 상태로 앞으로 진행하다가 최고점에 도달하면 몸을 굽히게 됩니다. 그리고 뒤로 오게 되지요.



(나) 뒤로 오다가 최고점에 올라갔을 때: 굽힌 상태 -> 편 상태


이 때는 몸을 굽힌 상태로 뒤로 오다가 최고점에 도달해서 속도가 0이 되면 몸을 쭉 폅니다. 그리고 그 자세로 앞으로 가게 되지요.






4. 토크


위의 링크에 보면 토크와 질량중심의 변화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가)의 경우. 몸을 편 상태에서 굽힌 상태로 바꿀 때 작용하는 토크






(나)의 경우. 몸을 굽힌 상태에서 편 상태로 바꿀 때 작용하는 토크



그런데...


읽어보니 설명이 좀 만족스럽지가 않습니다. 꼭 저렇게 되어야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찾아봤습니다.













5. 진짜가 나타났다!



그래서 좀 더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이런 걸 발견했습니다.


제목: How to Pump a Swing

링크: http://www.math.cornell.edu/~rand/randpdf/swing.pdf


Reference: Wirkus, S., Rand, R., & Ruina, A. (1998). How to pump a swing. The College Mathematics Journal, 29(4), 266.





논문!!! 무려 논.문.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서서 타는 경우와 앉아서 타는 경우를 모두 운동방정식을 세워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말 짱입니다. 멋진 분들. 




6. 서서 타는 경우


서서 타는 경우의 그림입니다. 사람을 점 질량으로 가정하고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그네가 가장 높은 곳에 도달했을 때 앉고, 그네가 가장 낮은 곳에 왔을 때 서고, 그네가 다시 높은 곳에 도달하면 앉기를 반복합니다. 






운동방정식입니다. H는 각운동량, N은 토크입니다. 각운동량을 미분하면 토크가 된다는 거죠. F=ma 의 회전운동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서서 타는 경우를 가정하면, 시간에 따라 바뀌는 건 그네의 길이, 즉 그네 회전축으로부터 사람의 질량중심까지의 거리입니다. 그 거리가 L 입니다. phi는 그네의 각도이고, g는 물론 중력 가속도입니다.






서 있을 때 길이를 L_stand, 앉아있을 때 길이를 L_squat 라고 표시하면 미분방정식으로 표시했던 운동방정식은 적분꼴로 하면 이렇게 표시됩니다.


네....


이쯤 되면 잘 모르겠는게 정상입니다.








그렇게 해서 풀어보면 위와 같은 위상경로 그림을 얻게 됩니다. 


결론은 앉아있다가 일어서는 때에 에너지를 얻게된다! 입니다. 좀 더 풀자면, 진자의 길이가 긴 상태에서 중력에 의해 가속하고, 진자의 길이가 짧은 상태에서 감속하기를 반복하면서 에너지를 얻는다는 뜻입니다. 






7. 앉아서 타는 경우



앉아서 타는 경우는 이렇게 모델링을 했다고 합니다. 사람 몸의 길이를 2a로 두고, 사람 몸이 변하는 각도를 theta로 두었네요.




앉아서 타는 경우의 다이어그램입니다. 편 상태 -> 굽힌 상태가 반복됩니다. 




그 때의 운동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됩니다. 위와 마찬가지로 운동량을 미분했을 때 토크가 된다는 식에서 시작했습니다.




그걸 적분방정식으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고 하는데.... 뭐..... 






그리고 그 계산 결과로 얻은 위상경로를 다이어그램을 그려보면 이렇게 된다고 합니다.



어떻든 원리적으로 보자면, 사람이 몸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이 각운동량에 변화를 주고, 그걸 토크로 해서 그네가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이 유도과정에서 그네의 줄을 당긴다거나 하는 가정은 없었으니 체인 대신에 막대기로 된 그네에도 적용됩니다. 


엄밀하게 풀자니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군요. 




8. 서서 vs 앉아서





두 가지 방법을 비교하기도 했는데요, 결론은 서서 타는 방식이 더 힘을 잘 얻는다고 합니다.


사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서서 타는 방식은 곱하기 방식으로 작동하고 앉아서 타는 방식은 더하기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합니다. 서서 타면 그네의 진폭이 현재 진폭의 배로 커지고요, 앉아서 타면 현재 진폭에 일정 진폭이 더해지게 됩니다. 즉, 그네가 완전히 정지해있다면 서서 타는 방식은 전혀 도움이 안 되겠지요.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만, 정지상태에 있는 단진자의 길이를 늘였다 줄였다 해봤자.... 앉아서 타는 방식은 완전히 정지해 있어도 작동을 합니다. 


경험적으로도 그렇지요. 서서 타면 그네가 더 빨리 위로 올라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처음 그네를 움직이기 시작할 때 열심히 흔들흔들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친구들과 그네 누가 더 먼저 높이 올라가나 내기를 할 때, 서서 타면 반칙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9. 결론


동네 놀이터에서 그네 타다가 문득 궁금해서 생각해보던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결론은, 그냥 머릿속으로 쉽게 생각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몰랐었다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하하.


서서 타는 경우는 무게중심의 이동으로 토크를 얻고, 앉아서 타는 경우는 몸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이 각운동량에 변화를 주어 토크를 얻게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서서 타는 게 더 유리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모두 즐겁게 그네 타세요~






2018년 4월 4일


과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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