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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용어 이야기: 속도와 속력

(gguro) 2015. 8. 3. 09:32


기본적인 물리용어 중에 속도와 속력이 있다. 중고등학생 때는 잘 몰랐지만, 지나면서 이 두 용어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좀 불만이 생겼다. 


다들 알다시피 속도는 벡터이고 속력은 스칼라이다. 속도는 빠르기와 방향을 포함하고, 속력은 방향을 포함하지 않는다.


한 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어이없는 구절을 보고 옆 사람과 속도에는 방향도 이미 포함되어 있는데 우습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관련글)


찾아보니 이런 제목을 쓴 책도 있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밑에 영어로도 써 있는데 거기에는 speed라고 제대로 써 있다.


(사진출처: 인터넷교보문고)



그러고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속도와 속력을 잘 구분하지 않고 사는 모양이다.


근데, 용어 자체에도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velocity 속도는 벡터이고, speed 속력은 스칼라인데, 속도에 쓰이는 한자 도는 스칼라스럽고, 속력에 쓰이는 한자 력은 벡터스럽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벡터인 속도와 똑같이 도로 끝나는 다른 물리용어는 온도, 농도, 밀도 등 대부분 스칼라량이고, 스칼라인 속력의 력은 힘력자이니 당연히 힘은 벡터일 뿐만 아니라 마찰력, 탄성력, 원심력 등도 모두 벡터이다. 


-도: 온도, 농도, 밀도 (스칼라), 속도 (벡터)

-력: 마찰력, 탄성력, 원심력 (벡터), 속력 (스칼라)


처음 용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으나, 이는 일관성이 떨어지는 용어이며 물리학계에서 고민하여 바꾸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속력과 속도를 바꾸는 방법도 있겠지만 한 동안 혼란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순우리말인 빠르기를 speed로 하고 velocity에 대해서는 방향을 포함하는 다른 말을 쓰는 방법도 있겠다. 질러간다는 뜻의 지르기 정도면 velocity에 대응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적절한 용어로 잘 바뀌길 바란다.


2015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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